30대 엄마, 갑자기 쓰러져 뇌사…5명에 새 삶 주고 떠났다

입력 2024-03-08 09:42   수정 2024-03-08 09:43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두 아이의 엄마이자 30대 아내가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성빈센트병원에서 원인애 씨(36)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좌·우 신장, 간장, 폐장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원씨는 10년 전 모야모야병으로 수술받은 뒤 회복하면서 지내던 중, 지난달 16일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뇌사상태에 빠졌다.

그가 쓰러진 날은 아이들과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다고 한다. 비가 오는 바람에 엄마는 집안일을 하고, 아빠는 아이들을 데리고 키즈카페에서 돌아와 원씨가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

원씨의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이 작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누워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증을 동의했다는 게 가족들의 설명이다.

경북 구미에서 2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원씨는 내향적이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요가와 필라테스를 즐겨하며 건강을 챙겼고, 드라이브와 꽃구경을 좋아했다.

원씨의 남편은 "아이를 사랑했던 평범한 어머니의 특별한 생명나눔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이식 대기자에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해드리고, 그 가족분들에게도 위로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 해줘서 고맙고, 우리 윤재, 윤호 너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 내가 우리 애들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울게. 매일 생각하며 살 순 없겠지만, 항상 마음속에 자기 아름 새기면서 살아갈 테니 하늘에서 잘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증하자고 약속한 기증자와 그 약속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에 동의해 주신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소중한 생명 나눔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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